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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08.06 morning in jazz
  3. 2011.03.31 글을 (잘) 쓴다는 것
살며2011. 8. 22. 00:25

어제 B가 페이스북 담벼락에 "등산가자!"라는 말을 했었다. 원래 내일로를 가자고 진작부터 이야기 했었는데, 각자 일정을 고려하다 보니 둘 다 가능한 날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하여 급 등산으로 변경. 오전에 약속하고 바로 준비해서 두 시간 안에 서울대 입구역에서 만났다. 이야기 나누며 놀멍쉬멍 올라가다가 알게 된 건, 우리가 오르던 코스는 관악산이 아니라 삼성산이라는 사실... 그래도 산이 산이지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하냐며 끝까지 올랐다. 그렇게 서로 사진 찍어주면서 만난 분들과 함께 암벽등반을 하고, 근처 간 김에 P에게 연락해 신림에서 P와 남자친구를 만났다. 말로만 듣던 고시촌이라는 곳을 처음 가봤는데, 묘한 분위기를 가진 곳이었다. P의 말대로 '이상한 활기'를 띄는 곳. 그래도 생각보다 사람 사는 곳 같다며 농담반 진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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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ngswann
살며2011. 8. 6. 07:54

내 방 침대맡의 창문이 굉장히 크다는 사실이 마음에 든다.
아침에 쏟아지는 햇살을 한 가득 받으며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일어났는데 햇살이 눈 부셔서 혹시 해가 중천에 뜰때까지 늦잠 잔 건가 하고
놀라서 시계를 확인해보니, 아직 새벽이었다.

'머리로 알고있는 사실을 몸으로도 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가'
라는 비슷한 구절을 정혜윤 PD 책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런 느낌이다.
여름이면 해가 길다는건 머리로 아는 사실이지만, 그것을 직접 느끼는건 또 새로운 기분!

따뜻한 보리차를 끓여 책상에 앉아 오랜만에 아리랑 라디오의 breakfast club을 듣고있다.
오늘 주제가 재즈인가보다. 빌리 홀리데이, 엘라 핏츠제럴드 등 친숙한 이름에서 
브레디 멜도우(?)등 생소한 이름들까지 다양한 곡을 소개해주어
생각지 못했던 재즈의 아침을 맞게됐다.

재즈의 묘미는 그 '즉흥성'에 있다고 한다. 
아직 재즈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오늘 라디오 진행자들의 표현대로 'soothing'한 느낌이어서
항상 엠피에 한 두 폴더는 담아두고 있다. 

잘 안다는건 무엇일까.
음악의 본 목적은 듣고 즐기는것이니,  
뮤지션의 이름을 알고 역사를 알아두는 이유도  
결국은 그 음악을 '더 잘 감상'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러니 음악에 대해, 책에 대해, 미술작품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서
결코 주눅들 필요는 없는거라며, 나를 위한 변명을 해본다.  

무언가에 집중하기에 늦은밤~새벽보다는 새벽~이른아침이 더 좋은듯 하다.
hard worker 보다는, early bird의 패턴에 일상을 길들여보자.

#
I fall in love too easily는 언제 들어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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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ngswann
살며2011. 3. 31. 20:22

이번학기 '인문사회심화글쓰기'란 수업을 교양으로 수강하면서,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학보사 기자 경력에, 책을 좋아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표면적으로는 '글 좀 쓰는 애'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을 완성된 글을 써본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할 정도로 글쓰기와 거리를 둬왔다. 가끔은 모국어로도 깔끔하게 글 한 편 써내지 못하면서 영어로 에세이나 기사를 잘 쓰고자 한다는게 어불성설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늘 수업시간에 다루었던 발터 벤야민의 에세이 한 편을 옮겨 적는다. 짧은 글이지만 촘촘하고 설득력이 있다.
 

   훌륭한 작가는 그가 생각하는 것 이상은 더 말하지 않는다. 말한다는 것은 이를테면 표현하는 것만이 아니라 동시에 사고의 실현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걷는다는 것도 어떤 목적에 도달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일 뿐만 아니라 그러한 욕구의 실현인 것이다. 그러나 그 실현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는ㅡ그것이 목적에 맞추어 정확하게 이루어지든 아니면 마음내키는 대로 부정확하게 이루어져 소기의 목적에서 벗어나든ㅡ길을 가는 사람의 평소 훈련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다. 그가 자제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또 불필요하게 샛길로 어슬렁거리는 움직임을 피하면 피할수록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충분히 제 구실을 하게 되고 또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목적에 더 부합하게 되는 것이다.
   나쁜 작가에게는 많은 생각이 떠오르는 법이다. 그는 이러한 많은 아이디어 속에서 마치 훈련을 받지 못한 조악한 주자가 스윙이 큰 암팡지지 않은 육신의 동작 속에서 허우적대듯 자기 자신의 정력을 탕진해 버린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그는 그가 생각하는 바를 한번도 냉철하게 얘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훌륭한 작가의 재능이란, 그의 사고에 정신적으로 철저하게 훈련된 어떤 육체가 제공하는 연기와 그 연기의 스타일을 부여하는 일이다. 그는 그가 생각했던 것 이상을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따라서 글을 쓰는 행위는 그 자신에게가 아니라 다만 그가 얘기 하고자 하는 것에만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발터 벤야민, <글을 잘 쓴다는 것>
 

자기가 생각하는 것 이상을 말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참신하고 새로운 글을 쓰며,  
너무 적게도, 그렇다고 너무 많이도 생각하지 않고 어디까지 사고할 것인지를 명확히 판단하며,
자기가 쓸 수 있는 것을 쓰는 사람이 되고싶은데, 퍽 이상적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아우라(Aura)
"가깝고도 먼 어떤 것의 찰나적인 현상(einmalige Erscheinung einer Ferne, so nah sie sein mag)"
유일무이한 현존성

수업 중 '사변적'이라는 개념이 와닿았다.

배설, 소통, 자기위안, 자기실현, 놀이, 인정받기 위한 수단등으로서의 글글글.
앞으로 살아가면서 글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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